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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술을 안마시니 참 좋구나

by 바투리아 2017.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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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의 오호대장군이자
거기장군 사례교위 서향후였던 장비도
술처먹다가 목이 잘렸다.
 
이제 술은 좀 그만 먹어야겠다.

 

- 2010년 7월 24일 일기 중

 

 

 

2010년 여름 어느 날 이런 일기를 쓰고 호기롭게 술을 줄이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결국 실패했었다. 여전히 매일 같이 술을 마셨고 담배도 고약하게 많이 피웠다.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실수가 많아지고 잊어버리는 것이 많아졌다. 부끄럽고 민망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자존감이 낮아졌다.

 

 

 

술을 획기적으로 줄이게 된 계기는 3년 전 쯤 새로운 생활습관을 갖게 되면서다. 매일 술과 담배에 쩔어 피폐하기 그지없었던 내 삶에 촉촉한 기운을 뿌려주기 시작한 것인데, 바로 새벽기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밤 10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새벽에 일어나 차를 마시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회식을 하는 경우에도 최대한 일찍 잠자리에 들고자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술을 멀리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새벽기상을 하고 있지 않지만 공부를 하느라 여전히 술을 멀리하고 있다. 작년 말일에 간단히 한 잔 마셨고, 올 해 3월 4일에 한 잔 마신 게 다구나. 이제 나이를 먹어서인지 몸이 획기적으로 좋아지진 않지만 잦은 폭음으로 인한 만성피로는 사라졌고, 그나마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든다. 그래, 해야할 일도, 생각할 일도, 기억해야 할 일도 많다. 지난 십 수 년 동안 너무 많은 시간과 정력을 술자리에서 소모했다. 이젠 복구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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