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2016년 소원과 목표를 적고 2015년을 보내고 2016년을 맞이하는 기념으로 함께 가족사진을 찍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것에 대해 아이는 별다른 감흥이 없어 보였는데, 그래도 아이에게 뭔가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내 나이 먹는 건 상관없지만 5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이젠 윤결이가 5살인 모습을 더 이상 볼 수가 없구나.
내가 둘째를 안고 있는 사이 아내와 아이가 먼저 소원지에 2016년 소원과 목표를 적기로 했다. 아이는 도대체 뭘 적는가 싶었을 거다. 그래서 아내가 설명해줬다.
"6살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뭐야?"
그랬더니 아이가 "롯데월드 가고 싶어요"라고 한다. 푸헐헐.
"그런 거 말고, 음, 엄마 아빠한테 바라는 게 뭐야? 그런 게 소원이거든."
그러자 아이는 "놀아주세요."라고 대답한다.
"옳지, 그런 게 소원이야. 종이에 놀아주세요라고 적어 보자."라고 말한 후 내가 다른 종이에 '놀아주세요'라고 적었다. 아이는 그대로 '놀아주세요'라고 글씨를 그렸다.
그리고 나선 다시 아이에게 말했다.
"그럼 이번에는 목표를 적어 보자. 목표라는 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야. 윤결이는 그런 거 있어?"
아이는 대답이 없다. 그러자 아내가
"음, 엄마는 윤결이가 씩씩하고 뭐든 도전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랬더니 아이가 대답했다.
"도전하는 아들이라고 쓸래요."
풋, 도전하는 아들이라... 뭐, 상관없다. 좋은 목표다.
이번에는 '도전하는 아들'을 같이 그렸다.
아내와 나도 차례로 2016년 소원과 목표를 작은 편지지에 적었다. 사실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아 봐서 그냥 즉흥적으로 생각나는대로 써버렸더니 조금 후회가 된다. 함께 2015년 마지막 날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고, 함께 적은 소원지는 냉장고에 붙여 놓았다. 아내는 이렇게 함께 늙어가는구나. 아이들은 이렇게 같이 커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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