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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을 묻다

40대 라섹 수술 일주일 후기 - 수술 당일~일주일까지 라섹 통증, 이물감, 눈부심, 눈시림 등

by 바투리아 2021.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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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술 당일

수술 당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수술 당일 필요한 물품을 챙겼다. 선글라스, 챙이 달린 모자, 여분의 인공눈물 등이었다. 사실 별 준비물은 없다. 핸드폰과 카드를 챙기고 집을 나섰다.

수술은 12시였는데, 11시까지 병원에 오라고 해서 11시 조금 전에 도착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간단하게 시력검사 및 몇가지 검사를 진행하고 수술 전 투약해야 할 안약을 받았다. 보니까 소염제와 항생제 등인 것 같았다. 진통제도 있었다. 안약을 넣고 잠시 기다리니 들어오라고 한다.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물품은 사물함에 보관한다. 따라 오라는 간호사의 말에 얼결에 쓰고 있던 안경을 쓰고 들어갔다. "안경도 벗으세요"라는 말에, 드디어 안경을 벗는 날이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수술 대기실에 들어가니 몇명이 앉아 있었다. 웬지 공장형 안과의 느낌이 들었는데, 별로 싫은 느낌은 아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앉아 있으니 수술실 안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간호사가 내 손목을 계속 잡고 안내해줬다. 시력이 낮아 어리버리할까봐 손목을 잡고 끌어주는 것 같다.

잠시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수술실이 보였다. 수술방에 한 젊은 남자가 누워 수술을 받고 있는데 그 장면이 수술대 위 모니터 화면에 다 보였다. 눈을 고정하고, 눈에 뭐 이상한 거 넣고, 한꺼풀 벗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뭐 뿌리고. 양쪽을 반복하더니 금방 끝났다. 음, 저렇게 하는 거로군. 별 거 아니네 싶었다.

드디에 내 차례다. 내가 수술방으로 들어가니 간호사가 "레드라섹이요!"라고 외친다. 그러더니 나를 빨간색 수술대 위에 누우라고 했다. 빨간색이라서 레드라섹인가?

 

내가 라섹수술 받을 때 사용된 아마리스 레드. 간호사는 "레드라섹"이라고 불렀다. (출처 : 비앤빛 안과)


가족이나 친구 중에 시간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동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의 경우 그냥 혼자 택시타고 집에 잘 왔고, 집에 온 후 1시간 정도 후부터 강렬한 눈부심과 눈시림이 시작되었지만,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여나 수술 직후 귀가길에 굉장히 어려운 일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수술 2일차

잘 자고 오전 6시경에 일어났다. 고통 때문에 잠을 설치거나 하진 않았다. 일어나자마자 병원의 안내에 따라 안약을 넣기 시작했다. 소염제를 제일 먼저, 3분 후 항생제, 그리고 몇 분 후 진통제를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공눈물을 넣었다. 소염제는 하루에 한 번, 항생제는 3시간에 한 번, 진통제는 2일차까지 3시간에 한 번, 인공눈물은 그냥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넣는다. 진통제는 2일차 오전에 다 써버리고 말았다.

눈부심과 눈시림, 이물감은 상당하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데 작은 불빛에도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시다. 눈부심은 수술 중 절개한 부분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라고 한다. 그래서 4일차 정도가 되어 상처가 80% 가까이 회복이 되면 눈부심이 많이 사라진다고 하니 그것만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냈다. 눈시림과 이물감은 참을만했다. 살면서 여러 고통을 경험해봤는데, 그냥 그 고통들 중 중하위 수준의 고통이다.

눈에 열감이 조금 있다. 엄청난 고통은 아니지만 열감이 느껴지면서 조금 욱신거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참을만하다. 식사는 어두운 방에서 김밥과 주먹밥, 과일을 먹었다. 몸의 주요부위가 불편하니 배고픔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해서 몇시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저냥 하루가 후딱 지나간 느낌이다. 

눈이 너무 부셨지만 유튜브 듣기 위해서 폰을 키고 눈을 부릅뜨고 영상을 클릭했다. 그리곤 다시 어둠 속에 쓰러져 있었다.


수술 3일차

2일차와 마찬가지로 눈이 시리고 눈이 부시다. 조금 더 나아지진 않을까 기대도 했었지만 사실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다. 첫날 저녁, 둘째날이 눈시림, 눈부심이 100이었다면 3일차는 90~95 정도 되려나? 그냥 거의 비슷하다. 3일차도 그냥 어두운 방에서 누워서 지냈다. 

넣으라는 약 꼬박꼬박 넣고 팟캐스트 이것저것 듣다보니 역시 하루가 후딱 지나갔다. 그래도 2일차보다는 조금 더 나아져서 집에서 선글라스 쓰고 돌아다닐 순 있었다. 

핸드폰을 보기엔 눈이 많이 불편했지만 간간히 봤다. 특히 라식라섹 카페를 열고 도대체 언제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한지 검색하느라 시간을 꽤 보냈다. 다들 4일차, 5일차라고 하더라. 그래 내일이 되면 많이 좋아지겠지.


수술 4일차

눈을 뜨고 나니 확연히 좋아졌음을 느꼈다. 눈부심, 눈시림이 100이라면 4일차 느낌은 50~60 정도다. 오늘은 바깥 외출을 할 정도니 말이다. 선글라스 쓰고 몇 군데 다녀왔다. 실내에서도 가능하면 선글라스는 쓴다. 선글라스는 못쓰는 상황에서는 자외선차단/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쓴다. 안경 역시 수술 전에 미리 준비해놓았다. 

 


수술 5~6일차 - 병원진료 및 보호렌즈 제거

오늘은 수술 후 첫 병원진료 및 보호렌즈를 제거하는 날이다. 혹시 무리가 되진 않을까 걱정에 택시를 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냥 지하철 타고 갔다. 선글라스로 무장을 했더니 별 문제 없었다. 

운전은 1주일차부터 해볼 생각이다. 아직은 좀 두렵다. 혹시나 돌발적으로 눈이 부시거나 눈이 시리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수술 일주일 후

이제 수술 7일차, 일주일이 되었다. 일상 생활은 큰 문제가 없다. 다만 반드시 선글라스를 써야 한다. 여전히 강렬한 빛은 부담이다. 일상생활은 괜찮은데 컴퓨터 화면을 20~30분 이상 보면 눈이 심각하게 뿌옇게 된다. 알아보니 안구건조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컴퓨터 화면을 집중해서 바라보면 상대적으로 눈을 덜 깜빡이게 되어 눈이 건조하게 된다는 것이다. 눈이 뿌옇게 되고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인공눈물을 넣으면 그 순간은 괜찮지만 뿌연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된다. 눈을 감고 좀 쉬면 확실히 나아진다. 아무래도 컴퓨터 보는 것은 한동안 자제해야 할 것 같다. 

운전도 살살 해보았다. 집근처 가까운 거리였는데 별 문제 없었다. 아직 시력이 많이 올라오진 않았지만 집근처라 굳이 교통표지판을 볼 필요가 없어서 큰 문제가 아니었다. 집근처니까 사람과 차, 그리고 차선만 보이면 된다. 

일주일이 지난 오늘,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안경이 없는 삶. 얼마나 고대했던가. 15년 전에 라섹수술을 했어야 했는데, 많이 늦었지만 참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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