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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잔소리를 수없이 들으며 살아왔다. 아마 많은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비슷한 잔소리를 하곤 했을 것이다. 책 너무 가까이 보지 마라, TV 너무 가까이 보지 마라, 어두운 데서 책 보지 마라 등등. 그 당시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따위의 전자기기가 없었고 오로지 TV 뿐이었으므로 잔소리는 TV와 책에 한정되어 있었다.
아무튼 그러한 잔소리 덕분인지 고등학교 1학년 겨울까지 꽤 좋은 시력을 갖고 있었다. 교실 맨 뒤에서도 칠판에 있는 모든 글씨가 보일 정도였으니 전혀 시력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커다란 유혹이 다가오고 있었으니 바로 펜티엄 컴퓨터와 그에 깔려 있는 윈도우95였다. 당시 대학에 진학하게 된 형에게 어머니가 윈도우95가 깔린 펜티엄 컴퓨터를 사주셨는데, 완벽한 신세계였다. 특히 코에이 삼국지4를 접하게 되면서 몰래 몰래 게임을 하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물론 고2를 앞두고 있던 나에게 게임은 금지된 장난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게임이 너무나 하고 싶어서 새벽에 몰래 형이 자고 있을 때 컴퓨터를 켜고 어둠 속에서 밤새도록 삼국지4 게임을 즐겼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그리고 학교에서 계속 잤다. 3일째 되던 날 사물이 흐리게 보이고 칠판 글씨가 보이지 않았다. 시력이 크게 손상된 것이다. 어둠 속에서 밤새도록 컴퓨터 화면을 쉬지 않고 들여다보았고, 그것이 3일간 지속되었다. 그랬더니 시력이 매우 나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칠판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냥 대강 살았던 것 같다.
1998년 대학에 진학한 후 1학년 1학기 때부터 안경을 쓰게 되었다. 그후로 지금까지 안경을 쓰고 있다. 중간에 콘택트 렌즈를 착용해본 적도 있지만 일시적인 일이었고, 그냥 안경을 죽 썼다고 보면 된다. 오른쪽 눈 시력이 상당히 나쁘고 왼쪽 눈에는 난시까지 있어서 안경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곤란했다.
안경이란 건 참 불편한 것이다. 술에 진탕 취한 다음날 아침 안경을 찾을 때, 사우나에서 안경이 계속 뿌옇게 될 때,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를 쓰게 되면서 안경이 항상 뿌연 상태로 다녀야 할 때 (특히 겨울에!), 운동할 때 땀 때문에 안경을 쓰고 있는 것조차 곤욕스러울 때, 수영장이나 계곡에서 물놀이 할 때 잠수를 할 수 없을 때, 겨울에 실내외의 온도변화가 심한 경우 안경이 뿌옇게 되었을 때...... 등등등등. 불편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안경을 큰 아들이 한번, 작은 아들이 한번 밟아서 깨먹었다. 게다가 안경을 오래 쓰다 보니 얼굴과 눈 주변 모양이 바뀌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냥 안경을 벗고 싶었다. 앞으로 수영과 검도를 배우고 싶기도 하고, 여러 운동을 하면서 안경없이 편안하게 운동을 하고 싶었다. 그 외에도 그냥 안경이 싫었다. 그래서 40대, 나이 42살이 된 지금 라섹 수술을 결심했다. 지금 안하면 아마 평생 안경을 쓰고 살아야 할 것 같았다. 마침 2~3개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냥 눈 딱 감고 결심했다. 해치워버리자.
좀 더 알아보니 40대 초반의 나이라면 언제라도 노안이 올 수 있는 나이이므로 양쪽 시력을 짝짝이로 교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노안으로 인해 조만간 다시 안경을 써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단 10년 만이라도, 아니 5년 만이라도 안경을 안쓸 수 있다면 라섹수술을 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2021년 9월 4일, 라섹수술을 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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